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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말 바루기] ‘회자(膾炙)’의 뜻

많은 이의 입에 오르내린다는 걸 이를 때 자주 쓰이는 단어가 있다. 바로 ‘회자되다’라는 낱말이다.     ‘회자되다’는 언론 매체에서 불미스러운 사건을 보도할 때도 “그의 악행은 여전히 많은 이에게 회자되고 있다” 등처럼 종종 등장한다. 앞 문장에 잘못된 표현이 숨어 있다고 하면 많은 이가 고개를 갸우뚱거릴 듯하다.   ‘회자되다’는 부정적인 의미로 사용하면 안 되는 단어다. ‘회자되다’를 이렇게 제대로 사용하지 못하는 이유는 ‘회자’의 뜻을 정확히 알지 못하기 때문이다. ‘회자(膾炙)’는 ‘회 회(膾)’ 자와 ‘구울 자(炙)’ 자로 이뤄진 낱말로, 사람들에게 오랫동안 사랑받아 온 음식인 ‘회’와 ‘구운 고기’를 뜻한다. 맛있는 음식은 사람들 입에 자주 오르내린다. 시간이 지나면서 맛있는 음식처럼 칭찬받을 일로 사람들 입에 자주 오르내린다는 뜻으로 ‘회자되다’의 의미가 변화해 굳어진 것이다.   따라서 “그 노래는 오늘날까지 많은 사람 사이에 널리 회자되는 명곡이다”와 같이 긍정적 의미를 담은 표현으로는 ‘회자되다’를 쓸 수 있지만, “그의 악행은 여전히 많은 이에게 회자되고 있다” 등처럼 부정적 의미를 담은 표현으로는 사용할 수 없다.   부정적 의미를 나타낼 때는 ‘회자’ 대신 ‘구설’을 쓰면 된다. ‘구설’은 시비하거나 헐뜯는 말로, 긍정적 의미에는 쓸 수 없다. 우리말 바루기 회자 부정적 의미 긍정적 의미 언론 매체

2024-10-23

[우리말 바루기] 두 모습의 ‘밖에’

모습은 같은데 쓰임이 다른 말들이 있다. 띄어쓰기에 혼란을 주는 요인이기도 하다. 앞말과 띄기도 하고 앞말에 붙이기도 하는 ‘밖에’가 대표적이다.   “아침마다 대문 밖에 놓여 있던 병우유의 추억” “주식투자자들의 관심 밖에 있던 종목”에선 ‘밖에’를 앞말과 띄어야 한다. 이때 ‘밖’의 품사는 명사다. 안의 반대인 바깥, 일정한 한도나 어떤 정해진 범위를 넘어선 쪽을 의미한다. 여기에 장소를 나타내는 조사 ‘에’가 결합한 형태다. 조사는 체언 뒤에 붙고 명사는 앞말과 띄어야 하므로 ‘대문밖에’ ‘관심밖에’처럼 붙일 수 없다. 명사 ‘밖’은 ‘에’ 말고도 ‘이, 은, 의, 을, 으로, 에서’ 등 여러 조사와 어울린다.   “세상에 단 하나밖에 없는 향수”“지갑 속에 1000원짜리 2장밖에 없다”에선 ‘밖에’를 앞말에 붙여야 한다. 이때의 ‘밖에’는 보조사다. ‘그것 말고는, 그것 이외엔, 기꺼이 받아들이는, 피할 수 없는’의 뜻으로 사용된다. ‘밖에’ 자체가 조사이므로 ‘하나 밖에’ ‘2장 밖에’처럼 띄어 쓸 수 없다. “그를 인정할 수밖에 없다”도 의존명사 ‘수’ 뒤의 ‘밖에’가 조사이므로 붙여야 한다.   ‘밖에’의 쓰임새를 어떻게 구분할까? 먼저 의미를 따져 봐야 한다. ‘밖에’가 명사 뒤에서 ‘오로지, 뿐, 그것 말고는’의 뜻으로 사용되면 조사다. “일밖에 모르는 사람”처럼 뒤에 ‘없다, 모르다, 못하다’ 같은 부정을 나타내는 말이 온다는 점도 알아 두면 유용하다. “일밖에 아는 사람”처럼 긍정적 의미를 지닌 말과는 못 어울린다. ‘밖’이 명사일 때는 긍정적 서술어든 부정적 서술어든 관계없이 결합하는 점과 다르다.우리말 바루기 긍정적 의미 반대인 바깥

2022-0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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